2011년 새해를 맞아 극장에서 처음본 영화는 1월 2일 "트론: 새로운 시작" 이었습니다.

돈에 쪼달리는 학생의 삶을 살고 있는 에녹(대학가면 알바뛰어서 용돈 많이 쓸거에요!!)이라 극장은 지인들 평과 인터넷 별점을 보며 소심하게 몇 번 밖에 안가기에 이번 작품도 정말 열심히 고민했습니다.

 

애초에 이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라든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처럼 예고편도 안보고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영화도 아니라서 이웃 분들 평을 보고 전편도 작년, 그러니까 2010년 12월에 "트론" 80년대 작품을 p2p로 받아서 보면서 이걸 극장에서 3D로 봐야되는지 너무너무 고민했습니다.

 

여러 평들이 2010년에 개봉한 트론의 허술한 스토리 구조를 비난하면서 낮은 별점과 평을 주어서 마음이 흔들리기는 하였으나 전 결국 이 작품은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전편의 후광이 너무 강했습니다. 영상은 지금보면 수준낮지만 내용면에서는 아직도 탄력있는 1982년 트론이 후속작 2010년 "트론: 새로운 시작"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에서 보여준 화려한 영상에 매료되었고 Daft Punk의 멋진 Ost를 미리 들어보니 이 또한 기대 이상이라 영화는 꼭 극장에서 보고 싶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옛 트론과 비교하며 난해한 해설을 쓰시던데, 저는 그 정도까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여기서 그런 해설을 쓰게 된다면 남들만을 따라하게 된 앵무새이지, 제 생각이 아닐테죠. 전 그저 참고삼아 전 트론을 봤으니 오직 이 시점에서는 오늘 본 "트론" 만이 기억에 남습니다. 멋진 신세계 말이죠. 허공에서 생기는 바이크와 백색과 황색의 전투와 인상깊은 의상의 트론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오늘 리뷰는 2010 트론에 대해 쓸 거에요. 물론 스포일러도 정말정말 풍부 하고요.

 

다프트 펑크 음악을 트론 때문에 흥미가기 시작.

 

 

 

 

정말 그래픽과 음악은 영화 상영시간 내내 극강의 모습을 선사하였습니다. 비록 3D 영상은 1년 전의 아바타의 아성을 따라잡을 수준은 아니었으나 가상세계 그리드를 잘 표현하였고 Daft Punk의 전자 음악은 디지털 공간을 더욱더 디지털스럽게(?)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의상과 건물 그리고 특히 "바이크"의 디자인은 예술이었습니다. 잘만 한다면 영화 속 하얀 빛들의 섬광들이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로도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나온 "텀블러"도 군용 무기로 제작된다고 했는데, "트론"에서 나온 "바이크"의 디자인을 응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모터사이클"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쩝. 하나 같고 싶네...;; 텀블러도 갖고 싶어서 그 장면만 돌려서 봤는데...;;

 

 

 

진짜 이거 갖고 싶어요 .. ㅜㅜ;;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스토리의 구성은 부실하였습니다. 모두가 한 말은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옛 버젼이 너무나 참신했었는지, 도스도 안 나온 시대에 가상세계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으니, 이번 영화는 어디서 본듯한 영화 (매트릭스, 토탈리콜 등) 들을 섞어 만든 기분이었습니다. 애초에 저는 트론을 한 달전에나 봤으니 그건 언급할 자격은 없고요. 앨런이 어떻게 호출기의 연락을 받았는지 구체적인 언급도 없이 지나가고, (간단하게 한마디 정도는 했으나 부실), 케빈 플린이 창조한 "클루"가 어째서 밖의 현실로 나가려고 애쓰는지에 대한 설명도, 게다가 왜 군대를 모아 나가려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없습니다. 그냥 군대가 현실로 쳐들어오려합니다. 그것도 디지털 세계에서만 가능한 무기만으로요. 나가서 맨손으로 싸우려고 그러나? ㅡㅡ;; 또 디지털 세계의 창조물이 현실로 나올 때 그 형태가 어떻게 될지, 무엇(DNA 인지 기계구조인지 등) 으로 될지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이쁜 "누님"...ㅡㅡ;;

 

 

 

허술했던 스토리 구조 뿐만이 아니라 캐릭터의 구성도 설정에 비해서 상당히 단순했습니다. 원래 스토리 라는 것이 캐릭터의 매력으로 반을 채운다고 생각하는 에녹이기에 애초에 스토리가 글렀으면 캐릭터가 잘 나올 가능성은 드물다고 생각하지만요. ㅋ 샘플린과 케빈플린과의 극적인 부자 상봉은 그냥 출장 다녀오신 아버지 만나듯이 전개되었고, 최후의 iso 라는 정말 멋진 뒷배경을 가진 "쿠오라"는 그저 "플린 부자"의 백업과 미끼 역할 정도에 모든 등장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매트릭스에서 나온 키메이커 처럼 흐름에 큰 힌트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캐릭터(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는 단순히 악역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제목 "트론"과 동일 명칭의 캐릭터 "트론"은 여느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볼 수 있는 "악에 회유되었다가 마지막에 주인공 일행을 돕는 캐릭터"에 머물러 안타까웠습니다.

 

 

 

플린 부자 뒷바라지에 미끼 역까지 단순 노가다 캐릭에 머문 "화려한 설정"의 "쿠오라"

 

 

 

그런 의미로 봤을 때 "트론: 새로운 시작"이라는 작품은 이야기와 캐릭터 영상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진 영화라기 보다는 "영상과 음악"이 주를 이루는 비디오 아트에 가깝습니다. 어떤 분들은 "Daft Punk"의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라고도 하시더라고요. SF영화에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영상이나 그보다 "영화"로서 필요한 것은 스토리와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스토리로 비디오 아트에 머물고 만 트론. 그래도 그 비디오 아트 자체로는 너무나도 훌륭해요. 트론에 관심가는 분들이 있다면 3D로 보는 것은 강추하지는 못하겠으나 영화관의 넓은 화면으로 빵빵한 사운드로 즐겨야 한다는 것에 강력추천합니다. 이 가상세계 그리드를 작은 컴퓨터 화면으로 보시는 것은 큰 무리수입니다. 

 

 

 

화려한 그리드의 세계. "바이크" 사줘!!!

 

 

 

새해 첫 맞이로 나간 게 (1월 1일날 집에서 방콕했으니) 트론을 보러 나간 것은 정말 좋았습니다.

앞으로 며칠간 환상에 젖어 살 수 있을 소재를 얻은 느낌은... 황홀합니다. ㅋ

Posted by ∈no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