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원래 2009년 9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스포일러 풍부하며 스크린 샷 같은거 없습니다.(하기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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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트루 티어즈'라는 대박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기세등등하게 시작한 제작사 'P.A.WORKS.' 제 2의 가이낙스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기분좋게 시작했고 차기작은 무엇으로 할까? 어떤 연출을 할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들이 선택한 작품은 '나스 키노코' 원작의 'CANNAN'. (이것은 나스의 원작이 아니다 라고 하는 사람이 많던데, 오프닝 영상 나올때 '원작 : 나스 키노코' 라고 적힌 한자를 참고한 것이니 딴지 걸지 말것!!!)

 

중국의 사막과 상하이를 배경으로 남자따위는 거의 엑스트라 가까울 정도로(실제로 엔딩에서는 여성 밖에...ㅡㅡ) 여자들이 많이 등장하고 이야기의 핵심또한 여성에 의해 흘러간다.(뭐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의 총출동에 이어 나스 키노코 특유의 세계관을 즐기고자 하는 자들, 신생 제작사의 파워풀한 액션을 즐기고자 하는 자 모두 기대감을 가진채 이 작품을 감상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그들의 기대는 무너지고 이 애니는 '트루 티어즈'라는 감성을 지닌, 액션은 약간 기대에 못미치는 작품이 되었다.

 

처음 1화는 강렬한 액션으로 시작하였지만 갈수록 주인공의 최종 '목표'또는 '이상향'이 불분명해지자 보는이로 하여금 약간의 혼돈을 안겨주었다. 알파르드가 카난에게 집착하는 이유도 불분명하였고, 그 두 여전사들이 한남자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너무나도 어렵게' 벗어나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혼돈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나 또한 카오스의 연속을 겪으며 보았다. 

문제는 보는 자들이 '감상의 포인트'를 다른 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나스의 '세계관'이니, '액션'등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인간의 세세한 감정,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이다. 알파르드는 옛 스승이자 동료인 '샴'으로부터 인정(사랑)받지 못한 열등감을, 카난은 존경(사랑)하는 가족(보호자)를 잃은 분노를 지닌다. 그외의 모든 등장인물또한 사랑이라는 인간의 기본적 감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오히려 그 어찌보면 사소하다고 생각되어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모든 사건의 원동력이 된다. '샴'이 죽은 이유, '우아 바이러스'가 살포되어 지고, '사라진 마을'이 생기고, '테러'가 이루어지는 이유 모두 기본적으로 '사랑'이라는 정말로 어이없는 이유로 시작된다.

P.A.Works.는 '트루 티어즈'에서 사랑이란 정형화된 공식에 따라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존재라는 해석을 통해 큰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무래도 그 연장선으로 이번 '카난'이라는 작품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디까지 원동력이 될 수 있나?에 대해 논한다. 흔히 말하나는 남녀간의 사랑, '우정' '존경' '관심' 등이 한번에 표출되는 감정 '사랑'을 받지 못한 알파르드는 결국 '량'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채 버리고 만다. 그에 비해 카난은 '존경(사랑)'하던 '샴'의 죽음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랑(우정)을 하게 된다. 조금 진부하기는 하지만 결국 '사랑'의 힘으로 카난이 이긴다.(이건 진짜 진부하다.) 즉, 사랑이라는 달콤한 주제속에서 실연이라는 쓴디쓴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것인가도 이 작품의 주요논지이었을 것이니라.

 

 

확실히 '논점(포인트)'를 바꾸고 감상하니 그 자체로 훌륭한 애니메이션이 나왔지만 액션에 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나머지, 또한 이 애니메이션을 단순히 액션 애니메이션이라고 착각한 사람들에 의해 낮은 평을 받지 않을까 두렵다.

Posted by ∈n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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